운동을 마치고 난 뒤에도 상쾌함을 유지할 수 있는 건 단지 체력이 좋아서가 아닙니다. 옷의 역할도 중요합니다. 기능성 섬유로 만든 운동복은 땀을 빠르게 말리고 움직임을 방해하지 않아 쾌적함을 유지해 줍니다.
하지만 시간이 지날수록 오히려 역한 냄새가 나는 경험을 한 적 있으실 겁니다. 왜 처음엔 좋던 옷이 점점 불쾌한 냄새를 풍기게 되는 걸까요? 그 해답은 섬유 속 구조와 세균의 작용에서 찾을 수 있습니다.
목차
나일론의 구조와 운동복에서의 역할
나일론은 대표적인 기능성 합성섬유입니다. 본래는 실크의 대체재로 개발되었으나, 높은 인장강도와 가벼운 무게 덕분에 스포츠웨어에 널리 쓰이게 되었습니다. 나일론은 폴리아미드 구조로, 섬유 간 결합력이 강해 마찰과 인장에 강한 특성이 있습니다. 이 덕분에 러닝복이나 수영복, 등산복에 자주 사용됩니다.
또한 나일론은 적당한 흡습성을 갖고 있어 땀을 일부 흡수하지만 면처럼 물을 오래 머금지는 않습니다. 적당한 속도로 건조되며 피부에 들러붙는 현상을 줄여줍니다. 이러한 특성은 격렬한 활동 속에서도 쾌적함을 유지하는 데 도움이 됩니다.
폴리에스터는 왜 땀에 강할까
폴리에스터는 운동복에서 가장 보편적으로 사용되는 섬유입니다. 땀을 거의 흡수하지 않고 빠르게 퍼뜨려 마르게 하는 성질, 즉 속건성 덕분입니다. 이는 폴리에스터의 분자 구조가 소수성이고, 물과의 친화력이 약하기 때문에 가능합니다. 땀이 섬유 내부로 스며들기보다는 표면을 따라 빠르게 퍼지고, 공기 중으로 증발합니다.
더불어 섬유 단면을 Y자나 별 모양으로 가공하여 모세관 현상을 유도하면 건조 속도는 더욱 빨라집니다. 여기에 형태 안정성까지 갖춰, 주름이 잘 생기지 않고 세탁에도 강합니다. 최근에는 항균 처리나 냄새 제거 기능이 추가된 폴리에스터 제품도 다수 출시되고 있어 기능성 영역을 확장하고 있습니다.
스판덱스의 탄성과 운동 시 편안함
스판덱스는 혼자 사용되기보다는 다른 섬유와 혼합되어 ‘신축성’을 더하는 데 활용됩니다. 이 섬유는 원래 길이의 5~8배까지 늘어날 수 있으며, 다시 원래 형태로 돌아오는 복원력을 갖고 있습니다. 이는 내부에 존재하는 경질과 연질 블록이 교차하는 폴리우레탄 구조 덕분입니다.
신축성과 복원력 덕분에 스판덱스는 요가복, 레깅스, 트레이닝복 등에 널리 사용됩니다. 옷이 피부에 밀착되면서도 불편하지 않아 자유로운 움직임을 보장합니다. 그러나 내열성과 자외선에는 약하므로 세탁이나 건조 시 주의가 필요합니다.
시간이 지나면 왜 냄새가 날까?
기능성 섬유는 땀을 빠르게 마르게 하고, 피부에서 수분을 분산시켜 쾌적함을 유지해 줍니다. 하지만 일정 기간이 지나면 심한 땀냄새보다도 더 역한, ‘썩은 듯한 냄새’가 나는 경우가 있습니다. 이는 단순한 세탁 부족이 아닌, 섬유 구조와 세균의 작용 때문입니다.
폴리에스터나 나일론은 소수성 섬유로, 수분은 밀어내지만 지방 성분에는 오히려 친화적입니다. 땀 속 피지, 단백질, 각질 등의 유기물이 섬유에 달라붙기 쉽고, 시간이 지나면 섬유 속으로 깊숙이 스며듭니다. 이 축적된 유기물은 냄새 유발 세균의 번식 환경을 제공합니다.
세균은 땀 속 잔여물을 분해하며 휘발성 유기화합물, 암모니아, 지방산 같은 강한 악취 물질을 생성합니다. 게다가 일반 세제나 향이 강한 섬유유연제는 이런 냄새 성분을 완전히 제거하지 못하고, 오히려 향과 섞이면서 더욱 불쾌한 냄새로 변할 수 있습니다.
이 문제를 해결하려면 산소계 표백제, 전용 냄새 제거 세제, 식초나 베이킹소다를 활용한 사전 세척 등이 도움이 됩니다. 무엇보다 세탁 후 완전 건조가 필수입니다. 젖은 채로 오래 두면 세균은 더 빠르게 증식합니다.
기능성 섬유 선택과 관리의 기준
좋은 운동복은 단지 가볍고 신축성이 있는 옷이 아닙니다. 사용자의 움직임, 땀 분비량, 세탁 주기 등 다양한 요소를 고려한 선택이 필요합니다. 격한 활동에는 속건성과 내구성이 우수한 폴리에스터 제품을, 유연성과 밀착력이 중요한 운동에는 스판덱스 혼합 제품을 고르는 것이 좋습니다.
또한 항균 가공 여부, 냄새 흡착 기능, 세탁 내구성, 자극 가능성 등도 꼼꼼히 확인해야 합니다. 냄새에 민감하다면 항균제와 냄새 중화 기술이 결합된 제품을 고르는 것이 유리합니다. 환경을 고려한다면 리사이클 원단이나 천연소재 혼방 제품도 좋은 선택입니다.
운동복을 오래 쾌적하게 입기 위해서는 소재에 맞는 세탁법을 지키고, 주기적인 탈취 관리도 병행해야 합니다. 기술은 진화하지만, 섬유 속에 쌓이는 땀의 흔적은 우리가 어떻게 관리하느냐에 달려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