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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판덱스의 미래와 지속가능 패션의 변화

by 텍스타일 2025. 5. 13.

스판덱스의 미래

하이브리드 소재, 왜 혼방이 중요한가?

 

패션 산업에서 '혼방 원단'은 일종의 하이브리드 기술로 볼 수 있습니다. 천연섬유와 합성섬유를 조합해 각자의 단점을 보완하고 장점을 극대화하는 방식이죠. 대표적인 예가 면과 폴리에스터의 혼방입니다. 면은 착용감이 좋지만 강도가 약하고, 폴리에스터는 내구성이 뛰어나기 때문에 이를 섞어 군복이나 작업복처럼 강도와 쾌적함이 모두 필요한 용도에 사용됩니다.

 

기능성뿐 아니라 가격 문제도 혼방의 이유 중 하나입니다. 린넨은 고급 섬유지만 가격이 비싸기 때문에 면과 혼합해 비용을 낮추는 식입니다. 이런 방식은 마치 전기와 내연기관을 함께 쓰는 하이브리드 자동차와도 비슷합니다. 하지만 아무리 뛰어난 조합이라도 지속가능성의 측면에서는 새로운 고민이 생깁니다. 서로 다른 소재가 섞인 혼방 원단은 재활용이 어려워 환경 문제를 야기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최근에는 소재 선택부터 재활용을 염두에 두고 설계하는 방향으로 변화하고 있습니다.

 

지속가능 패션을 향한 도전: 재생섬유와 단일소재

패션 산업에서 환경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시도로 '재생 합성섬유'와 '단일소재(Mono Material)' 개념이 주목받고 있습니다. 가장 흔하게 사용되는 재생 소재는 폐플라스틱 병, 즉 PET병입니다. 이는 비교적 쉽게 물리적 재활용이 가능해 재생원료로 널리 쓰이고 있습니다.

 

하지만 의류는 사정이 다릅니다. 다양한 화학처리와 염색 공정이 포함되어 있어 재활용이 어렵고, 대부분은 화학적 공정을 거쳐야 하므로 비용이 세 배 이상 증가합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매년 300억 장 이상 버려지는 옷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재생 섬유 개발은 필수 과제가 되었습니다. 이런 상황에서 단일소재는 하나의 대안으로 떠오릅니다.

 

한 가지 섬유로만 구성된 원단은 재활용 단계에서 분리 과정이 필요 없어 효율성이 높아집니다. 단일소재는 결국 '폐쇄루프 재활용(Closed-loop recycling)'으로 이어지는데, 이는 소재를 원형 그대로 다시 제품화할 수 있는 이상적인 형태입니다. 패션 브랜드들이 단일소재 사용을 확대하는 이유도 여기에 있습니다. 환경 보호와 동시에 브랜드의 지속가능성 이미지를 구축할 수 있는 중요한 수단이 되기 때문입니다.

 

스판덱스, 패션의 영웅에서 문제아로?

스판덱스는 탄성 있는 의류를 가능하게 한 혁신 섬유로, 운동복은 물론 일상복에서도 큰 인기를 끌었습니다. 특히 바디라인을 살리는 데 탁월한 성능을 보여, 패션의 중요한 키워드 중 하나로 자리 잡았죠. 하지만 스판덱스의 작은 비율조차도 단일소재를 방해하고 재활용을 어렵게 만든다는 사실이 알려지면서, 이 섬유는 지속가능성이라는 큰 흐름 속에서 장애물로 작용하게 되었습니다. 단 몇 퍼센트만 섞여 있어도 재활용 불가능한 원단이 되어버리기 때문입니다.

 

이런 이유로 최근에는 스판덱스 없이도 탄성을 부여할 수 있는 '기계적 신축(Mechanical Stretch)' 방식이 주목받고 있습니다. 예를 들어, 섬유 구조 자체에 변형을 주어 신축성을 확보하는 방식인데, 이는 단일소재 설계와도 충돌하지 않아 재활용 친화적입니다. 지속가능한 패션의 미래는 단순히 소재 하나의 선택이 아니라 전체 설계 구조의 재편을 요구합니다. 스판덱스의 시대는 끝나지 않았지만, 분명히 변화를 강요받고 있습니다. 그리고 그 변화는 이미 시작되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