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카테고리 없음

헷갈리지 마세요, 방수와 방풍은 다릅니다

by 텍스타일 2025. 3. 25.

 

 

비 오는 날에도 끄떡없는 재킷, 바람 한 점 통하지 않는 윈드브레이커. 모두 기능성 의류지만 그 안에 숨은 기술은 전혀 다릅니다. 방수와 방풍은 자주 혼동되지만, 과학적으로는 명확한 차이가 존재합니다. 오늘은 이 두 기능의 원리와 구조, 적용된 섬유 기술의 차이를 구체적으로 짚어보겠습니다.

 

목차

 

방수와 방풍의 정의와 핵심 기능

방수는 말 그대로 ‘물이 통과하지 못하게 막는’ 기능을 의미합니다. 반면 방풍은 ‘바람의 침투를 차단하는’ 기능입니다. 두 기능 모두 외부 환경으로부터 인체를 보호하는 역할을 하지만, 필요로 하는 기술과 성능 기준은 다릅니다.

 

방수 기능은 일반적으로 ‘수압(cm)’이라는 수치로 성능이 평가됩니다. 예를 들어 5,000mm 방수 등급은 5m 높이에서 떨어지는 물기둥의 압력을 견딜 수 있다는 뜻입니다. 반면 방풍 기능은 공기 투과도(air permeability)로 표현되며, 단위 면적을 기준으로 일정 시간 동안 통과하는 공기량을 측정합니다.

 

이처럼 방수와 방풍은 모두 외부 요소를 차단한다는 공통점이 있지만, 차단하려는 대상과 이를 구현하는 기술이 서로 다릅니다. 따라서 옷을 고를 때는 어떤 환경에서 사용할지를 고려해 기능을 구분해야 합니다.

 

방수 원단의 구조와 작동 원리

방수 원단은 물이 섬유 사이를 통과하지 못하도록 설계된 구조를 가지고 있습니다. 가장 흔하게 쓰이는 방식은 폴리우레탄(PU) 코팅이나 멤브레인 기술입니다. 특히 고어텍스(GORE-TEX) 같은 고성능 원단은 멤브레인에 미세한 구멍을 뚫어 외부 수분은 막고 내부 수증기는 배출하는 구조를 갖추고 있습니다.

 

이러한 미세한 구멍의 크기는 약 0.2~0.3마이크론 수준으로, 물방울보다 작고 수증자보다 커서 일방향 통로 역할을 합니다. 이를 통해 사용자는 젖지 않으면서도 쾌적함을 유지할 수 있습니다. 다만, 완전 방수의 경우 통기성이 떨어질 수 있기 때문에, 사용 목적에 따라 방수 등급과 투습성을 균형 있게 고려해야 합니다.

 

또한 방수 원단은 겉감에 발수 처리(DWR: Durable Water Repellent)를 추가해 빗물이 맺혀 흐르게 하는 효과도 제공합니다. 하지만 발수 처리의 내구성은 세탁이나 마찰에 따라 점차 약화되므로 주기적인 관리가 필요합니다.

 

방풍 기능의 과학적 메커니즘

방풍 원단은 공기의 이동을 제한하여 체온 손실을 막는 역할을 합니다. 일반적으로 바람은 옷의 틈을 타고 내부로 유입되며, 체온을 빠르게 빼앗아갑니다. 방풍 기능은 이러한 공기의 침투를 억제하는 방식으로 보온성을 높입니다.

 

방풍 소재는 대개 촘촘한 직조 구조 또는 얇은 필름을 접합한 복합 원단으로 구성됩니다. 예를 들어 윈드스토퍼(WINDSTOPPER)나 소프트셸 재킷에 사용되는 소재는 공기 투과율을 거의 0에 가깝게 줄이되, 일정 수준의 투습성은 유지하여 착용자의 쾌적함을 보장합니다.

 

특히 방풍 원단은 기온이 낮거나 풍속이 높은 환경에서 효과를 발휘합니다. 열전도율이 낮은 공기를 막아 체온을 유지시켜주는 역할은 야외활동 시 필수적인 기능입니다. 또한 방풍 기능은 따로 방수막을 추가하지 않아도 되기 때문에, 비교적 가볍고 부드러운 착용감을 제공합니다.

 

착용 환경에 따라 달라지는 선택 기준

일상에서 방수와 방풍 기능을 모두 요구하는 경우는 드물지 않습니다. 그러나 두 기능을 모두 갖춘 원단은 그만큼 무겁고 투습성이 낮아질 수 있어, 사용 환경에 따라 우선순위를 정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예를 들어 자전거 통근자라면 바람에 장시간 노출되기 때문에 방풍 기능이 우선입니다. 반면 등산이나 캠핑에서는 갑작스러운 비를 고려해 방수 기능이 중요한 기준이 됩니다. 스포츠 활동처럼 높은 활동성이 요구되는 상황이라면 투습성과 유연성도 함께 고려해야 합니다.

 

복합 기능성 원단도 있습니다. 예를 들어 하드셸은 방수와 방풍 모두를 갖추고 있어 악천후 대응에 적합하며, 소프트셸은 방풍과 투습성에 집중하여 활동성과 편안함을 강조합니다. 기능을 구분하여 정확히 선택하는 것이 올바른 기능성 의류 사용의 첫걸음입니다.

 

지속가능한 기능성 원단의 방향

최근에는 환경을 고려한 기능성 원단 개발이 활발하게 이루어지고 있습니다. 전통적인 방수 코팅에는 PFC(과불화화합물)가 사용되었는데, 이는 자연 분해되지 않아 생태계에 해를 끼친다는 지적을 받았습니다. 이에 따라 PFC-Free 발수제나 생분해성 코팅 기술이 점점 상용화되고 있습니다.

 

방풍 원단 역시 재활용 폴리에스터나 천연 섬유 기반 필름을 접합하는 방식으로 친환경적 대안을 제시하고 있습니다. 기능성뿐만 아니라 환경적 지속 가능성을 함께 고려하는 흐름은 앞으로 기능성 섬유 산업의 중요한 방향으로 자리 잡을 것입니다.

 

결국 방수와 방풍의 차이는 단순한 용어의 문제가 아니라, 소재 선택과 의류 설계 전반에 영향을 미치는 중요한 기준입니다. 두 기능의 원리를 정확히 이해하고 활용하면, 변화무쌍한 날씨 속에서도 최적의 보호와 편안함을 누릴 수 있습니다.